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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믿기 어려운 대기록입니다. 프로야구 최고의 탑클래스 선수도 일생에 한번 나오기 어렵다는 사이클링 히트를 포수 양의지가 이뤄냈습니다.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포수 최초 사이클링히트가 나왔습니다. 주인공은 NC 다이노스의 양의지(34) 입니다. 그것도 중간에 범타 한번 없이 4연타석으로 이뤄낸 놀라운 기록입니다.
참고로 싸이클링이란 한 선수가 한 게임에서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순서에 관계없이 모두 쳐내는 것입니다.
●한국 최초의 포수 싸이클링 히트 대기록 달성
양의지는 2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단타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달성하며 사이클링 히트에 성공했다.
올해로 40번째 시즌을 맞는 KBO리그에서 사이클링히트는 총 27번 나왔습니다. 양준혁(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통산 2번, 에릭 테임즈(요미우리 자이언츠)가 한 시즌 2회, 이병규(LG타격코치)가 최고령 사이클링히트,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 타이거즈)가 스위치히터 최초 사이클링 히트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10개 구단 중에서는 SSG랜더스(SK와이번스 시절 포함)가 유일하게 사이클링 히트를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하는데 있어 발이 빠른 준족들이 유리한 것은 당연한 '상식'입니다.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홈런보다 치기 힘들다는 3루타를 반드시 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3루타가 부족해 사이클링 히트가 좌절되는 타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만큼 3루타는 좋은 타구방향과 적당한 속도, 그리고 타자의 주력이라는 3박자가 어우러져야 나올 수 있는 어려운 기록이라는 뜻입니다.
KBO리그 역사에 포수 사이클링 히트가 없었던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포수는 경기 내내 앉아서 투수들의 공을 받아야 하는 직업적 특성 때문에 기본적으로 빠른 발을 갖추기가 힘든 포지션입니이다.
게다가 각 팀의 주전포수들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상대의 실책이 동반되지 않으면 2루타 코스로 3루까지 도전하는 법이 극히 드믈게됩니다. 무리하게 슬라이딩을 시도하다가 부상을 당하면 본인은 물론 팀에게도 큰 손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1년 포수 최초의 20-20 클럽 가입을 포함해 현역 시절 통산 75개의 도루를 기록했던 '호타준족포수' 박경완조차도 사이클링히트에는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통산 202홈런에 28개의 3루타를 기록했던 김동수(LG 수석코치) 역시 화려한 커리어 속에 사이클링히트 기록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그 어떤 위대한 포수들도 넘보지 못했던 기록이기에 양의지가 세운 사상 첫 포수 사이클링히트는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포수 싸이클링기록, 메이저리그 16명만 달성
양의지가 현존하는 KBO리그 최고의 포수라는 사실에 다른 의견을 제시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는 현역 최다에 해당하는 6개의 포수부문 골든글러브를 보유하고 있고 각기 다른 팀에서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된 역대 최초의 선수이기도 합니다. NC 이적 첫 해에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타이틀을 휩쓸었고 작년에 세운 124타점은 한 시즌 포수 최다타점 기록이었습니다.
그러나 양의지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화려한 기록들에 포수 최초의 사이클링히트가 포함될 거라고 예상한 야구팬은 거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포수 사이클링히트는 100년이 넘는 역사에 한국보다 훨씬 많은 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산 16번 밖에 나오지 않은 희귀한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역대 330번의 사이클링히트 중 포수 사이클링히트의 비율은 4.8%밖에 되지 않습니다.
사실 양의지가 29일 삼성전에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가장 어렵다는 3루타를 첫 타석에서 때려냈기 때문입니다.
양의지는 2회 첫 타석에서 삼성 선발 백정현을 상대로 우측 펜스상단을 때리는 3루타를 때려냈습니다. 이때 삼성 우익수 구자욱의 어설픈 펜스플레이와 다소 부정확한 3루 송구가 동반됐지만 기록원은 양의지가 한 루를 더 갈 만한 구자욱의 결정적인 실수는 없었다고 판단해 3루타를 인정했습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앞을 향하는 좌전안타로 출루한 양의지는 5회 3번째 타석에서 백정현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측담장을 크게 넘기는 3점 홈런을 터트립니다. 사실상 이날 경기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이었습니다.
사이클링히트에 2루타만을 남겨둔 양의지는 7회 4번째 타석에서 삼성 좌익수 호세 피렐라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고 이종욱 주루코치와 포옹을 하며 기쁨을 나눴습니다.
사이클링히트라는 대기록에 가려 있긴 하지만 사실 이날 양의지가 빛난 것은 타석에서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1군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신예 신민혁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양의지는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안정된 리드로 신민혁의 '인생투(6이닝10K무실점)'를 이끌었습니다.
공격에서는 물론 수비에서도 NC의 중심인 양의지는 NC가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자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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