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별세 하셨습니다.
참 좋아했던 축구선수였는데 너무도 짧은 나이에 췌장암으로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다시 나오기 힘든 천부적인 멀티플레이어 (올라운드 플레이어) 였다고 생각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유상철 별세
2002 한일월드컵 영웅인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암 투병 끝에 향년 50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인천 구단에 따르면 유 전 감독은 오늘(7일) 오후 7시쯤 서울 아산병원에서 사망했습니다.
유 전 감독은 인천 사령탑에 있던 지난 2019년 10월 황달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췌장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습니다. 유 전 감독은 투병 중에도 벤치를 지키며 그해 인천의 2부 리그 강등을 막아냈습니다.
그리고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지휘봉을 내려놓고 투병에 전념해왔습니다. 인천 훈련장이나 경기장에 종종 모습을 드러내며 건강을 회복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투병 1년 8개월여 만에 결국 영면에 들었습니다.
■ 유상철, 전설의 시작과 마감
췌장암 투병 끝에 7일 오후 향년 50세에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성인 국가대표로만 124경기에 출전하며 한국 축구의 대표적인 멀티 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린 '레전드'였습니다.
1994년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하고 그해 A매치에도 데뷔한 그는 일찌감치 유럽 무대에서도 통할 만한 재목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키 183㎝의 탄탄한 체구에서 비롯된 강철 체력은 물론 골 감각과 헤딩, 수비 능력 등을 두루 갖춰 필드 플레이어의 웬만한 위치에 설 수 있었습니다.
프로 첫해 수비수로 K리그 시즌 베스트 11에 선정됐고, 1998년엔 미드필더, 2002년엔 공격수로 베스트 11에 뽑힐 정도로 다양한 포지션에서 단순히 뛰는 것을 넘어 훌륭히 소화했으며 1998년엔 K리그 득점왕(15골)까지 차지했습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 동점골, 2002 한일 월드컵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 추가골 등 태극마크를 달고도 굵직한 득점들을 남겼습니다.
특히 한일 월드컵에선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대표팀의 주축으로 '4강 신화'를 이끈 뒤 히바우두(브라질), 미하엘 발라크(독일) 등과 대회 올스타 미드필더 부문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한일 월드컵 이후엔 대표팀 주장을 맡았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엔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8강 진출에 기여했습니다.
프로 선수로는 울산 외에 일본 J리그의 가시와 레이솔과 요코하마 마리노스에서 맹활약한 그는 2006년 현역에서 은퇴했습니다.
K리거로는 울산에서만 뛰며 통산 142경기 37골 9도움을 남겼으며 일본 무대에선 특히 요코하마에서 4시즌을 뛰며 2003·2004년 리그 2연패 등에 힘을 보탰스습니다. 선수 생활 동안 그는 '팔방미인'이자 '투지의 아이콘'으로도 유명했습니다.
특히 2001년 6월 월드컵 전초전으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때 멕시코를 상대로 후반 헤딩 결승골을 넣어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는데, 전반 경기 중 상대 선수와의 경합에서 코뼈가 부러진 가운데 풀타임을 소화한 게 뒤늦게 알려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은퇴쯤엔 왼쪽 눈이 거의 실명된 상태로 선수 생활을 했다고 밝혀 또 한 번 팬들의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 은퇴이후
은퇴 이후 유 전 감독은 방송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며 대중에 한층 친근하게 다가갔는데, 당시 지도를 받은 대표적인 선수가 한국 축구의 미래로 성장한 이강인(발렌시아)이었습니다.
2009년 춘천기계공고에서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1년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을 맡아 프로 사령탑으로 데뷔, 이듬해까지 지휘했습니다.
2014년부터는 울산대 감독으로 경험을 쌓은 그는 2018년 전남 드래곤즈의 부름을 받아 프로 무대에 복귀했으나 8개월 만에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이후 2019년 5월 부임한 인천은 '축구인 유상철'이 몸담은 마지막 팀이 됐습니다 최하위권을 맴돌던 인천의 1부 잔류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매 경기 살얼음판 같은 생존 경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시즌이 막바지이던 그해 10월 황달 증세로 입원한 유 전 감독은 11월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고 구단 소셜 미디어로 직접 밝혔습니다. 그러나 선수 시절 그라운드에서 불태운 혼은 벤치에서 '열정의 리더십'으로 승화했으며 그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1부 생존을 위한 경쟁도 놓지 않았습니다.
당시 인천의 '잔류 드라마'는 팀을 이끄는 유 전 감독의 상황과 맞물려 더 극적으로 펼쳐졌습니다. K리그 현장은 물론 일본에서도 경기장에 걸개가 걸리는 등 '응원 물결'이 일어난 가운데 인천은 2019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경남 FC와 비겨 10위를 확정하며 1부 잔류를 결정지었습니다.
인천의 잔류가 결정된 뒤 창원축구센터 관중석에는 '남은 약속 하나도 꼭 지켜줘'라는 현수막이 걸렸는데, 1부리그 생존 경쟁에 이어 병마와의 싸움도 이겨내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한 유 감독에게 힘을 싣는 인천 팬들의 메시지였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의지력을 갖고 힘들더라도 잘 이겨내겠다"고 화답한 유 전 감독은 지난해 초 명예감독으로 물러나 마음으로 인천을 응원하며 치료에 전념했습니다.
이후에도 유 전 감독은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경기장을 방문해 응원에 감사를 전하거나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이따금 모습을 드러냈고, 인천의 부진이 이어질 땐 '전격 복귀설'이 나올 정도로 건강을 어느 정도 되찾은 듯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상태가 악화했다는 보도에 반박을 내놓는 등 종종 근황을 전하곤 했으나 끝내 그는 마지막 하나의 약속은 지키지 못한 채 너무 일찍 하늘의 별이 되고 말았습니다.
■ 유상철 추모의 물결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7일 향년 50세에 세상을 떠나자 국내외 축구계가 슬픔에 빠졌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유 감독의 영면 소식을 전하며 "당신과 함께한 그날의 함성과 영광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고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협회는 유 전 감독의 2002 월드컵 4강 신화 당시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을 올리며 '유상철 1971-2021'이라고 적었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SNS에 "유상철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영웅이자, 영원한 월드컵 영웅이었다"며 "우리는 그의 가족, 친지와 한국 축구계와 함께 조의를 표한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FIFA는 이어서 "대한민국의 전 국가대표 미드필더였던 유상철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태극전사'의 주역이었다"고 떠나간 유 전 감독을 기렸다.
한편 국가대표 동료들과 축구계 선후배들도 슬픔을 나눴습니다.
2002 월드컵 대표 골키퍼였던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난 30년간 함께였던 동료이자 후배 유상철 감독의 영면의 안타깝고 슬픈 소식을 남깁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그가 걸어 온 한국 축구를 위한 헌신과 노력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부회장을 비롯해 유 전 감독과 함께 2002 월드컵 4강을 함께한 황선홍 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 등은 빈소가 마련된 서울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선홍 전 감독은 유 전 감독의 건국대 선배이자 대표팀 선배로 매우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또 2002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폴란드와 경기에서 황 전 감독과 유 전 감독은 각각 선제골과 추가골을 터트린 인연이 있습니다.
전 국가대표 주장이자 FC서울의 미드필더인 기성용도 인스타그램에 "한국 축구를 위해서 많은 수고와 헌신을 해주신 유상철 감독님, 뵐 때마다 아낌없는 조언과 걱정을 해주셨던 그 모습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추모했습니다.
국가대표 미드필더로 뛰었던 구자철(알 가라파)은 인스타그램에 'Legend(전설)'이라는 문구와 함께 유 전 감독의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또 일본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활약하는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은 트위터에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하신 유상철 선배님 잊지 않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유상철 전 감독이 마지막으로 지휘했던 인천 유나이티드를 비롯한 국내외 클럽들도 애도 메시지도 이어졌습니다.
인천 구단은 인스타그램에 "당신의 열정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편히 쉬소서"라고 올렸다. 또 유 전 감독이 2011년 첫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대전하나시티즌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축구협회의 추모 포스트를 공유하고, 인천 감독으로 제주월드컵경기장을 방문했을 당시 유 전 감독의 사진도 함께 올렸습니다. 그밖에 강원FC, 광주FC, 포항 스틸러스 등 K리그 구단들은 협회 포스트에 추모 댓글로 동참했다.
유 전 감독이 현역 시절 활약했던 일본 J리그 요코하마F.마리노스도 트위터를 통해 "지난해 홈 개막전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안타깝다"며 슬픔을 함께했습니다.
일본 현지 매체들도 애도도 이어졌다. 풋볼존은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활약하고,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잘 알려진 유상철 전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유 전 감독은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 가시와 레이솔 등에서 뛰었고, 한국 대표팀과 인천 감독을 역임한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의 한 네티즌은 "너무 젊은 나이라서 안타깝다. 마리노스 시대의 강력한 플레이가 잊혀지지 않는다. 훌륭한 선수였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습니다.
손흥민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은 페이스북에서 "우리들의 2002 월드컵 영웅이었던 유상철 감독이 췌장암 투병 끝에 향년 50세의 나이로 별이 됐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조의를 표했습니다.
과거 박지성이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SNS에 "대한민국의 위대한 축구 영웅, 유상철 가목의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며 추모했습니다.
지난 2019년 11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던 유 전 감독은 한때 증상이 호전돼 최근까지 방송 출연도 하는 등 적극적인 완쾌 의지를 내비쳤으나, 최근 갑작스레 병세가 악화돼 병원 치료를 받아오다 7일 오후 7시20분께 서울 아산병원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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